후지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이유
2013년 6월 후지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후지산의 세계유산등록은, 후지산이라는 자연에 종교성과 예술성을 발견해 온 일본인의 자연관과 문화관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며, 이는 참으로 획기적인 일이었습니다.옛날 사람들에게 있어서 높고 아름다운 후지산은 분화와 용암 분출을 반복하는 무섭고도 신비로운 산이었습니다.
예로부터 일본인은 분화를 반복하는 후지산을 신이 깃든 산으로 경외하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숭배하는 “요배”의 대상으로 삼아 공경해 왔습니다. 분화 활동이 수그러든 헤이안 시대(794–1185) 후기 이후 후지산은 점차적으로 “수행도”의 도량으로서 산에 올라 참배하는 “등배”의 대상으로 바뀝니다.
또한 후지산은 그 웅대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예술 분야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왔습니다. 사람과 자연이 신앙과 예술을 통해 공생하는 모습은 후지산이 지닌 큰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신앙의 대상이자 예술 창작의 원천”
눈에 보이지 않는 바로 이러한 가치가 후지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신앙의 대상
후지산과 신앙
후지산은 그 고고한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사나운 분화로 인해 신이 깃든 산으로서 경외와 숭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에게 있어서 후지산은 멀리서 바라보며 숭배하는 ‘요배’의 대상이었고, 후지산의 분화를 잠재우기 위해 후지산 기슭에 센겐 신사가 건립되었습니다.
분화 활동이 수그러든 헤이안 시대(794–1185) 후기 이후 후지산은 일본 고유의 산악 신앙과 밀교 등이 합쳐진 ‘수행도’의 도량이 되었으며, ‘요배’의 대상에서 ‘등배’하는 산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12세기 전반에는 마쓰다이 대사가 산꼭대기에 다이니치지 절을 세웠습니다. 또 무로마치 시대(1336–1573) 후반이 되면서 수행자뿐 아니라 일반 서민도 후지산에 ‘등배’하게 되어 후지산 등산이 점차 대중화되었습니다.
이어서 전국 시대(15세기 중반-16세기 후반)에 등장한 하세가와 가쿠교(1541-1646)가 새로운 후지산 신앙을 교의로 정리하면서 그 가르침이 에도 시대(1603-1868) 중기에 ‘후지코’로서 간토 지방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해 수많은 사람들이 후지산 등산이나 시라이토노타키 폭포 등의 영지 순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메이지 시대(1868-1912)가 되면 여성의 산정 등산도 해금되었습니다. 현재도 여름이 되면 많은 등산객이 ‘해돋이’를 보고 참배하거나 ‘분화구 일주’를 하기 위해 후지산 정상을 향해 오릅니다. 등산길은 살아 있는 신앙의 증거로서 산록의 신사 및 호수 등과 함께 세계유산의 구성자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견본저색후지만다라도(絹本著色富士曼荼羅図)”
후지산 혼구 센겐타이샤 신사 소장
예술의 원천
후지산과 예술
고고하고 아름다운 후지산의 모습은 예술 분야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200년 전의 나라 시대(710-794)에 이미 후지산을 소재로 한 노래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가집인 “만요슈(万葉集)”에 실려 있습니다. 또 후지산은 “다케토리 이야기(竹取物語)”나 “이세 이야기(伊勢物語)” 등의 고전작품을 비롯해 하이쿠, 한시, 나쓰메 소세키(1867-1916)나 다자이 오사무(1909-1948)의 문학작품에도 등장합니다.
헤이안 시대(794–1185)가 되면서 후지산은 회화의 세계에도 등장하게 됩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그림은 하타노 지테이(생몰시기 불명)의 “쇼토쿠태자 회전(聖徳太子絵伝)”입니다. 에도 시대(1603-1868)에 후지산 등산이 ‘후지코’ 등을 통해 서민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많은 화가들이 후지산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후가쿠 36경(冨嶽三十六景)” 및 우타가와 히로시게(1797-1858)의 “후지 36경(不二三十六景)”과 “도카이도 53 역참지(東海道五拾三次)” 등 다양한 장소에서 본 후지산이 우키요에 풍속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우키요에 풍속화가 해외로 수출되면서 고흐나 모네 등 서양 예술가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후지산의 존재는 예술 분야에서부터 전세계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만요 시대(7세기 후반-8세기 후반)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인은 그때 그때의 마음을 후지 산에 담아 많은 노래를 읊고 그림을 그려 왔습니다. 일본의 문화와 예술을 거슬러 올라가면 웅대한 후지산으로 이어집니다.
요코야마 다이칸(1868-1958)
“군청 후지(群青富士)”(우척)
시즈오카 현립미술관 소장